수정본이 진짜 인생이다.
- 일상
- 2010. 1. 18. 19:00
똑똑하기로 소무난 토끼가 있었다.
겨울이 오자, 토끼는 먹이를 찾으러 나섰다.
두 갈래 길이 나타났고, 토끼는 자신이 택한 길에 먹이가 있으리라 확신하며 앞만 보고 뛰었다.
그러나 가도 가도 온통 하얀 눈밭뿐, 도통 먹이가 보이지 않았다.
그대, 반대편에서 오던 다른 토끼를 만났다.
"이 길렌 먹을 게 없을 텐데, 다른 길로 가 봐."
여기서 되도랑간다면 내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꼴밖에 안 돼.
토끼는 머리를 흔들며 걸음을 재촉했다.
돌아가라는 말을 들었어야 했나? 하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될 거야.
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힘겹게 한발 한발을 내딛던 토끼는 아무것도 없는 길의 끝에 다다랐다.
잘못된 판단, 부질없는 자존심, 그리고 옹졸한 고지벵 대한 후회가 밀려왔지만, 토끼는 자꾸만 감기는 눈을 깜박이며 생각했다.
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고.....
우리 인생도 먹이를 찾아 나선 토끼의 여정과 마찬가지다.
정해진 살므이 각본은 없다.
언제든 뜻하지 않게 수정될 수 있으며, 지우고 다시 쓴 자국이 가득한 수정본이야말로 진짜 나의 인생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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