30년 넘게 역 근처에 국수집을 운여하고 있는 할머니가 살았다.
탁자가 4개 뿐인 작은 가게였지만 할머니는 국수를 저렴한 가격에 파랑 배고픈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었다.
국수 한 그릇 값에 면사리를 무한대로 주었다.
구수한 멸치국물과 싱싱한 무김치는 할머니의 자랑이자 솜씨였다.
그러던 어느 날이었다.
허름한 옷차림새의 사내가 가게에 들어섰다.
"국수 한 그릇, 김밥 한 줄 주시오"
곧 할머니는 국수 한 그릇과 김밥을 들고 나왔다.
사내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. 그리고 말했다.
'할멈, 김밥 한 줄 더!"
"천천히 먹게나.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가"
사내는 할머니의 대답에 잠깐 멈칫했다. 그러더니 다시 허겁지겁 국수와 김밥을 먹기 시작했다.
할머니는 사내가 몹시 굶주렸다는 것을 알았다.
그래서 면사리를 국수 그릇에 더 넣어주었다.
사내는 아무 말 없이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.
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모두 배 속으로 털어 넣었다.
그때, TV뉴스에서는 사기를 당한 가장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.
사내가 중얼거렸다.
"사기꾼들은 모두 불 속에 쳐 넣어야해 . 다시는 눈 뜰수 없게 눈을 지져야 해"
할머니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.
"무슨 사람이 말을 그렇게 험악하게 하는가, 사기라도 당했다"
"사기뿐이겠어. 가족까지 모두 잃었는데"
그 순간이었다. 사내는 할머니를 밀치고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.
사내에게는 한 푼의돈도 없던 것이었다. 할머니가 외쳤다.
"천천히 가, 뛰지말고. 그러다 다쳐"
할머니의 한 마디에 뛰어가느 사내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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