미안해 할까봐
화창한 어느 날 노부부가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.
오랜만에 하는 데이트라 아내는 들떠 여러 준비를 하느라 그만 약속시간에 늦고 말았다.
아내는 미안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.
“여보, 미안해요. 조금 늦을 것 같아요. 오랜만에 데이트인데 저 때문에...”
남편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호탕하게 말했다.
“잘 됐네. 나도 약속시간에 조금 늦을 것 같았는데. 당신이 기다릴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야. 천천히 조심해서 와”
아내는 남편의 대답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. 그리고 서둘러 모든 준비를 마친 후 택시를 타고 급히 약속장소로 향했다.
남편도 약속시간에 늦는다고 했지만 아내의 마음은 조급했다.
약속장소에 이르렀을 때에 아내는 다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.
“여보, 제가 너무 늦었죠? 미안해요. 거의 다 왔어요. 당신은 얼마나 왔어요?”
남편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.
“그래? 근데 난 조금 더 걸릴 것 같아. 그러니 천천히 와. 정말 미안해. 하필 오늘 같은 날에 거래처에 일이 터져서 말이야”
“네, 알았어요. 저는 괜찮으니 천천히 오세요”
남편과 통화를 끝내고 아내가 택시에서 내리려고 할 때였다.
차창 밖으로 꽃을 들고 서 있는 남편의 모습이 보였다.
아내는 남편을 보고 깜짝 놀랐다.
아내는 택시에서 바로 내릴 수가 없었다.
두 둔에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.
‘당신은 약속시간에 독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군요. 내가 미안해 할까봐 말하지 않았군요. 당신, 너무 고마워요’
아내는 남편의 배려에 큰 감동을 받았고 사소한 일에도 남편을 배려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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