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구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

친구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

찔끔 눈물이 난 적이 있습니다.

도서관 구석 자리에서 혼자 책을 읽다 스르르 참이 들어 버렸습니다.

나도 모르게 잠시 잠이 들었다 다시 일어나

썩 유쾌하지 않은 알 수 없는 고적함에 사로잡혀

앞에 놓인 책을 다시 집어들었습니다.

책일 읽어 나가다가 동화 작가 정채봉 씨의 친구에 대한

이야기 한 소절을 일게 되었습니다.

키가 자신보다 목 하나는 더 큰 친구.

술을 마시면 늘 먼저 취하는 정채봉 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든지

아니면 택시에 태워 그 택시가 사라지기기까지

물끄러미 바라봄다던 그 친구

그 친구가 송년모임 때 자신의 수접에서 종이 한 장을 잘라서

정채봉 씨께 ‘송구영신’이라고 써서 주었다고 합니다.

그런데 그 수첩 안에는 웬 택시번호가 줄줄이 적혀 있기에

정채봉 씨는 무심히 이 택시번호가 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.

그러자 그 친구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.

“올해 너 태워 보낸 택시번호야.

마음이 안 놓여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지.“

그 글을 일고 난 뒤 몇 방울의 눈물이 흘러나와

도저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나는 가방을 챙기고

밖으로 나섰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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